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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도시
  • 이상욱 정치부 기자
  • 등록 2023-09-22 09:02:02
  • 수정 2023-09-22 0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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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들의 도시,

<영원한 도시>


사람의 생명활동이 멈춰지면, 사망 이라고 판단한다.

의학적인 소견이다.


사회적으로는 ''영면에 드셨다''는 일반적인 표현의 높임말을 쓰고 상가에서는 ''돌아가셨다''고 보통 말한다.

모두 죽음에대한 다른 표현이다.


여기 그들의 도시가 있다.

사자들만이 모여 영원히 깊은 잠속에 잠긴도시, 다시 말하여 ''영면의 도시''가 이곳이다.


파주시 광탄면소재의 ''용미리 공동묘지'', 

공식명칭은 ''서울시립 용미리 제1공원묘지''이다.


이곳에는 13만여분의 고인이 안치되어 있다. 

오래된 분은 분묘의형태로 계시고 근래에 오신분은 납골의 모습을 안치되어 계신다.

1963년부터 서울시의 시립 공원 묘지로써 역할을 했다고 하니 벌써 60년,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맞은 묘역이다.


추석이 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어제 종일 비가 오고 오늘 마침 갠날, 파란 하늘 빛이 듬성듬성 수 놓인 구름 위에서 눈부시다.

가을이 성큼 들어앉아 지친 매미 울음, 묘역의 숲 그늘을 적시고 하늘 아래엔 잠자리 때 어지럽게 유영한다.


이곳의 13만 시민들도 성묘 온 유족맞이로 분주할것이다.

벌써부터 혼잡을 피해 미리 온 유족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는데

추석을 전후해서는 이 도시 전체가 인파로 넘쳐날 것이다.

도시의 시민들은 어떻게 달맞이를 즐기실까?

매냥 한산하여 기일을 맞은 분들만 유족을 맞이 하시는 일상과 같이, 어쩌면 이승의 고향 어른들과도 같으실까?

이승이나 저승이나, 노인들의 삶이란 마찬가지다.

자손들 얼굴 보기가 일년에 한 두번, 설과 추석, 한식과 기일, 그리고 생일 날ㅡ

이날들 중에 운 좋으면 서너번 그도 안되면 한 두번이다.


이 도시의 시민들,ㅡ

이번 추석은 대목이라 쏠쏠한 재미라도 보셨을까?

친지들 방문으로 흐뭇한 진지상에 반주라도 곁들이셨을까?



 파아란 하늘 아래 짙푸른 숲. 바람한 줄이 훑어 지나가고 가지들은 슬쩍 팔 흔들며 낙엽 몇장으로 인사한다.

가을이 깊어 가는구나.

올 추석, 이 도시에도 휘황한 달이 솓아 오르리라.ㅡ

시민들이 모두 나와 광장에 모닥불 피우고 한가위 달맞이하면서 노래자랑에 사물놀이에 남사당 애사당, 덩덕굿놀이에 강강 수월래 어우러지며 달을 쫒으리라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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